日군함들-항공기 침공 물리친 1954년 '독도대첩'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 수기] "우리는 이렇게 독도를 지켰다"
[프레시안 박태견/기자]"언제 나라가 위태로울 때 관군이 나라를 지킨 적이 있던가. 의병이 지켰지."
옛어른들이 자주 하던 말이다. 임진왜란때 그러했고, 구한말 때도 그러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사례를 멀리서 찾을 일도 아니다. 지금 일본의 망동으로 전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는 독도의 경우만 해도 그러하다. 6.25후 한국정부의 행정력이 독도까지 미치지 못했을 때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는 우리땅"이라고 외치며 군함들과 항공기까지 동원해 독도를 침공한 일본을 보잘 것 없던 무기들로 치열한 전투끝에 물리친 이들도 다름아닌 '의병'들이었다.
고 홍순칠(1929~1986) 독도의용수비대장은 생전에 이들 이름없는 민간 의병들의 '독도지키기 투쟁 비사'를 '독도의 숨은 사연들'이란 이름으로 한 잡지에 수기 형식으로 8년간 연재했고, 이 수기는 몇해 전 <이 땅이 뉘 땅인데!>(혜안 刊)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다.
홍 대장의 수기는 20대 중반의 울릉도 청년들 40여명이 왜 물도 나오지 않고 연간 강우량이 1천3백~1천4백mm나 돼 1년에 반 정도는 햇빛도 볼 수 없고 망망대해라 습기도 많은 독도에서 자비를 털어 무기와 식량을 구입해, 장장 3년 8개월동안 전함과 항공기로 중무장한 일본과 목숨을 건 치열한 전쟁을 치렀는가를 감동적으로 증언해주고 있다. 특히 이들의 뒤에 1883년 독도로 이주한 홍 대장의 조부 홍재현 옹의 '치열한 민족정신'이 버티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숙연케 한다.
지금 우리 국민은 임란때 한산대첩 등 충무공의 대승을 '3대 대첩(大捷)'이라 부르며 해마다 축제를 열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홍순칠 대장 등 민간 의병들이 절해고도에서 외로이 일본 군함들과 항공기의 독도침공을 치열한 전투끝에 물리친 1954년 11월21일의 '독도대첩(獨島大捷)'에 대해선 그 실체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그러하다.
이에 혜안출판사의 양해를 얻어 홍순칠 대장의 수기중 일부를 소개한다. 일본의 망동에 분노하면서도, 정작 우리의 자랑스런 독도지키기 투쟁사를 모른다면 더없이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