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증상’ 뇌졸중 주의보…3시간내 병원으로
2008년 우리나라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질환이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이다.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하루 평균 77명에 이른다.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졸중은 무엇보다도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사망 및 장애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최근 대한뇌졸중학회는 뇌졸중으로 판단할 수 있는 주된 증상 5가지를 발표하고, 이런 증상이 생기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받기를 권고했다.
■ 뇌졸중 10명 가운데 5명 넘게 한쪽 마비 증상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이 2004년 1월~2009년 3월 이 병원을 찾은 뇌졸중 환자 3033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98%가 한쪽 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어지럼증, 극심한 두통 등 5가지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몸의 한쪽 마비가 나타난 경우가 가장 많아 전체의 55%를 차지했다. 이 증상에는 몸 한쪽을 아예 움직일 수 없는 것은 물론, 다른 쪽보다 확실히 힘이 떨어지는 경우도 포함된다. 얼굴 마비도 동반할 수 있다.
한쪽 마비에 이어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언어장애(28%) △어지럼증(11%) △시각장애(3%) △극심한 두통(2%) 차례였다. 언어장애에는 의식이 아예 없거나 혼미한 상태에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어지럼증이나 시각장애는 평소에도 종종 나타나기 때문에 구별이 필요하다. 어지럼증의 경우 평소 어지럼증이 없던 사람이 단순하게 어지럽기만 할 수 있고, 어지러워 걷기가 힘들거나 비틀거리고 잘 넘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시각장애는 한쪽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한쪽에만 사물이 어른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두 개의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증상을 겪기도 한다. 대한뇌졸중학회는 “고혈압이나 당뇨나 심장 및 혈관질환이 있어 뇌졸중의 가능성이 높은 가족이 있는 가정에서는 5가지 증상을 누구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 ‘5대 증상’ 뇌졸중 주의보…3시간내 병원으로
뇌졸중 가운데 최근 계속 늘고 있는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데, 3시간 안에 이를 다시 뚫어주면 사망 위험은 물론 신체마비 등과 같은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난 뒤 3시간 안에 병원을 찾은 비율은 전체의 29.3%에 그쳤다.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친 것이다.
구자성 을지병원 신경과 교수 팀이 2005~2008년 뇌경색 환자 9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8년의 경우 뇌경색 발병 뒤 평균 11시간 만에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의 평균 15시간24분보다 짧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뇌졸중 위험 줄이려면
뇌졸중의 위험인자는 노인, 가족력,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흡연, 음주 등이다. 일반적으로 생활습관과 함께 술과 담배가 문제라고 생각하면 된다. 발생 가능성은 55살부터 10년마다 이전보다 2배씩 높아진다. 고혈압은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에 견줘 3~5배, 당뇨는 1.5~3배, 심장질환은 5~18배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흡연이나 술은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2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를 끊거나 술을 줄이면 그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 따라서 생활습관 관리가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약물 치료와 함께 운동과 식사 조절을 병행한다. 일부러 지방질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적당한 단백질과 지방이 든 균형 잡힌 식사를 챙기도록 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운동은 그 자체로 혈액 흐름을 좋게 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줄여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양중 한겨레신문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