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웃음의 무대를 하늘로 옮기다. [마이데일리 2006-03-11 15:36:12]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개그맨 김형곤(49)이 11일 돌연사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가 죽기직전까지 코미디에 대한 정열을 무대와 방송에서 펼쳤기에 더욱 그의 죽음은 믿기지 않는다. 그는 이제 웃음의 무대를 하늘로 옮겼다. 그는 사망하기 직전 국내 개그맨 최초로 30일 있을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 공연 준비에 땀을 흘리고 있을 정도로 그는 대중에게 웃음을 주는 천부적인 코미디언이었다. 김형곤은 동국대 국어교육학과(79학번)에 진학했던 2학년 때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입상(은상)을 계기로 코미디언이 됐다. 그는 코미디언으로 치명적인 혀짧은 것을 불굴의 노력으로 극복하고 최정상의 코미디언으로 우뚝 섰다. 데뷔하자 마자 ‘공포의 삼겹살’로 불리우며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는 1980년대 KBS ‘유머 1번지’‘유머극장’ ‘한바탕 웃음으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회장님, 회장님, 우리회장님’ ‘꽁자 가라사대’ 등 시사 풍자코미디를 개척해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정치적 사건이나 비리, 부정부패 등을 그만의 특유한 해학과 어투로 풍자해 단순한 웃음이 아닌 메시지가 있는 웃음을 줬다. 그는 당시 몸을 이용해 주로 웃기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지양하고 날카로운 풍자가 담긴 대사로 웃기는 개그의 달인으로 통했다. 그는 데뷔한지 7년만에 KBS코미디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얻었다. 그는 총선에 출마해 외도를 잠시 방송을 떠났다. 하지만 그는 천상 코미디언이었다. 그는 방송대신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회장님 좋습니다’를 비롯 ‘신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왕과 나’, ‘용이 나리샤’, ‘병사와 수녀’등 코미디 연극과 뮤지컬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웃음의 전령사로 나섰다. 지난 1999년에는 코미디 인생을 결산하는 공연 ‘여부가 있겠습니다?!’를 통해 스탠딩 코미디의 지평을 확대했으며 ‘애들은 가’ ‘아담과 이브’등을 통해 성인 코미디 영역을 개척해왔다. 그는 최근 코미디가 너무 신세대 위주여서 40~50대가 웃을 수 있는 코미디가 없다는 판단아래 성인 대상의 코미디 발굴에 열성을 다했다. 김형곤은 코미디에서의 활동 영역을 웃음의 사회운동으로 확대시켰다. ‘엔돌핀 코드’라는 회사를 차려 웃음의 전진기지로 삼았다. 그는 강연과 무대, 방송을 통해 명실상부한 웃음의 전도사로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1980년대 대학생 출신 개그맨 시대를 열었던 김형곤. 지상에서 독특하면서도 귀여운 표정과 기발한 개그가 어우러지는 김형곤의 코미디를 볼 수 없다. 그가 웃음의 무대를 하늘로 옮겼기 때문이다. “한국을 유머와 즐거움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와 열정은 한국 코미디의 토양을 윤택하게 했다. 한시대를 풍미한 천부적인 코미디언 김형곤의 명복을 빈다. [사진제공 = KBS]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
80년대 초 인천의 라이브 무대에 무명으로 나타났던 김형곤..
정훈과 내가 유심초 팀들과 함께 그 무대에서 노래를 했었고, 그렇게 한 번의 스쳐간 만남이 전부였는데...
같은 또래여서 그런건가.. 왜 그의 죽음이 이렇게 가슴을 짓눌러대는 것일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