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국수집 인천의 화수동 골목 한 구석에 자리 잡은 민들레 국수집. 3평 남짓의 좁은 공간이지만 불황 중에도 날로 손님이 늘어가는 이 국수집에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모든 손님을 VIP처럼 깍듯이 대접하고 손님들의 건강상태와 취향에 맞춘 특급서비스에 식사 후 군것질거리와 용돈까지 제공하지만 정작 음식값은 받지 않는 특이한 식당.
바로 이 국수집 주인장은 카톨릭 수사 출신의 서영남(53)씨. 그가 하늘처럼 받드는 손님들의 정체는 바로 노숙인과 빈민촌 거주자다.
그의 VIP 고객 명단에는 심지어 노숙강아지까지 있다는데 !2년 전, 영남 씨가 밥이 곧 희망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국수집. 그의 따뜻한 밥을 먹은 노숙자들이 새 삶을 찾고 가게 앞에 누가 갖다 놓았는지도 모를 파 한 단이 놓여지는 곳.
나눔과 희망의, 기적 아닌 기적이 머무는 곳, 민들레 국수집. 민들레 홀씨처럼 사람들의 가슴 속 사랑을 싹틔우는 그의 밥 속엔 과연 어떤 마법이 담겨 있을까?

*수사님, 결혼하다!*
4년 전, 25년간의 수도사 생활을 접고 평신도가 된 서영남(53) 씨. 사회의 밑바닥에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여자는 어머니 밖에 모르던 그가 2003년 결혼을 했다! 아내는 재소자들을 후원하다가 친분을 쌓았던 강 베로니카 씨. 결혼과 동시에 민들레 국수집을 시작한 영남 씨.
부인 집에 달랑 몸만 들어간 것도 모자라 집안의 프라이팬이며 김치통은 물론, 냉장고 안 음식까지 국수집에 가져갔다는데... 하지만 헌신적으로 일하는 영남 씨의 모습에 아내 베로니카와 딸 모니카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다.
옷가게를 하며 번 수입의 대부분을 국수집 운영비로 내놓는 아내와 설거지 봉사까지 도맡아 해주는 딸이 늘 고마운 영남 씨다.
*민들레 국수집의 조미료는 사랑*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누구든 와서 몇 번이고 식사를 할 수 있는 무료 급식소 민들레 국수집. 이 국수집을 위해 영남 씨는 조리사 자격증까지 따며 요리 연구를 했다.
집에서는 고기반찬은 커녕 일식 삼찬도 과하다는 영남 씨지만 식당에서는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진짜 사골 국물에 유기농 시금치까지 온갖 좋은 재료를 아끼지 않는데..
왼손잡이인 사람에게 국을 왼쪽에 놓아주는 것은 기본. 돼지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할머니를 위해 따로 닭 국물까지 우려내고 이가 좋지 못한 손님을 위해 잘게 반찬까지 잘라주며 시중까지 든다.
이런 영남 씨의 사랑이 더 힘을 얻는 것은 전국의 후원자들 때문. 민들레 국수집에는 파한단, 계란 한판, 쌀 한포대의 사랑이 넘친다. 이런 작은 사랑을 모아 영남 씨가 만든 민들레의 식사 한 끼. 그래서인지 이곳에 오면 아무리 험한 사람들도 양처럼 온순해진다.
*영남 씨와 민들레 식구들*

민들레 국수집에는 민들레 식구가 살고 있다. 노숙인으로, 손님으로 민들레 국수집을 찾았다가 이제는 영남 씨와 함께 다른 노숙인들을 돕고 있는 민들레 식구들.
민들레 국수집의 첫 손님이자 첫 식구가 된 대성 씨. 파란만장한 노숙 경력을 접고 민들레 국수집의 서빙 담당이 됐다.
7개월 째 영남 씨의 든든한 주방 보조로 일하는 종민 씨. 주식전문가로 일하다 경제적 문제가 생겨 이곳을 찾았다. 돈과 행복에 대해 영남 씨와는 항상 다른 의견을 내놓지만 실은 영남 씨가 주장하는 '사랑 전파설'의 수제자인데...
민들레 국수집의 신입사원 정근 씨는 설거지와 잡무 담당. 아직 알콜 치료 중이라 가끔 소주 1잔을 이온음료처럼 마셔주어야 한다.
이들 모두 1%의 가능성으로 끊임없이 기다린 영남 씨의 노력의 열매. 절망에 처한 사람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스스로 일어날 힘을 주기 위해 밥을 준다는 영남 씨.
가난한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살면 부자는 되지 못해도 모자라지 않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거라고 믿는다.
얼마 전부터 자활 근로를 하게 된 정근 씨를 위해 도시락을 챙겨주고 비상금을 찔러주며 자기일 마냥 설레는 민들레 식구들.
민들레 국수집에서 영남 씨의 바람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 출처 :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