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무릎
-임길택-
귀이개를 가지고 엄마한테 가면
엄마는 귀챦다 하면서도
햇볕 잘 드는 쪽을 가려앉아
무릎에 나를 뉘여 줍니다.
그리고선 내 귓바퀴를 잡아 늘이며
갈그락갈그락 귓밥을 파냅니다.
아이고, 니가 이러니까 말을 안 듣지.
엄마는 들어 낸 귓밥을
내 눈앞에 내보입니다.
그리고는
뜯어 놓은 휴지 조각에 귓밥을 털어 놓고
다시 귓속을 간질입니다.
고개를 돌려 누울 때에
나는 다시 엄마 무릎내를 맡습니다.
스르르 잠결에 빠져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느낌은
엄마품이 아닐까 ...
< 할아버지 요강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