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 울린 '뇌가 굳어지는 아기'


2005년 5월 4일 방영된 영상기록
병원 24시 `연주의 봄` 편이 많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올해 8개월된 아기 `연주`는 현재 왼쪽 뇌가 석회화되면서 오른쪽 뇌마저 굳어 가는 `스터지 웨버 증후군`에 걸린 상태. 따라서 오른쪽 뇌를 살리기 위해 서둘러 왼쪽 뇌 혈관 제거수술을 받아야 하는 위급한 상황에 놓여있다.

방송 제작진은 아이의 투병을 위해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아빠를 어렵게 인터뷰했다.

연주가 아프다고 얘기도 못하고 눈물만 찔끔할 때는 마음이 너무 아파요. 내가 부모로써 책임을 져야하는데... 하지만 아무리 연주가 아프다고 해도, 저렇게 낳았다고 해도 후회는 안해요. 연주는 우리의 희망이자 빛이니까요.

방송에 따르면 대수술을 받기 위해 연주는 머리를 깎았다. 아이는 자꾸만 울어댔고, 머리를 깎던 간호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머리를 더 잘라야 하는데, 최대한 깔끔하게 밀어야 수술할 때 문제가 없는데 아기(연주)가 너무 힘들어하고 지켜보는 엄마도 힘들어하니까 더 못하겠어요.

드디어 수술 날. 장작 아홉 시간의 수술이 끝났다. 결과는 좋았다. 하지만 일주일 후에 40%의 뇌혈관을 제거해야 하는 수술을 또 받아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엄마는 그저 눈물만 흘렸다.

연주는 왼쪽 뇌혈관을 제거했기 때문에 오른쪽 손이나 발 등의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할 것 같다고 한다. 때문에 향후 재활치료가 뒤따라야 한다. 드디어 일주일 후 2차 수술 날. 연주는 예전과 달리, 수술대기 중에 칭얼거리지도 울지도 않았다.

방송이 끝난 후 게시판엔 연주처럼 갓난 아기를 둔 엄마들의 사연이 줄을 이었다. 한 시청자(hippy2119)가 올린 글은 그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수술 후 퉁퉁 부은 얼굴로 중환자실에 있을 때, 연주 엄마가 들어가 눈물 흘리는데, 저도 같이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TV리포트 윤태기자]




♡ 난치병 어린이들의 사랑의 징검다리
http://yeouldol.com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들을 돕는 단체는 각 질병 단체들이 스스로 마련한 후원회 외에는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후원하는 ‘여울돌’ 이라는 단체가 희귀난치병에 대한 일반인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여울돌은 지난 2002년 방송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유리공주 원경이’를 후원하기 위한 젊은이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로 출발했다. 이후 ‘희귀난치병 환아들과 함께 한다’는 취지 아래 해마다 콘서트나 이벤트 등을 개최해 후원금을 마련하고 있다.

2002년에는 쿨, 2003년에는 휘성, 디바 등의 가수들이 출연료 없이 콘서트에 참여해 일반인들에게 희귀난치병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힘을 보태기도 했다. 해마다 콘서트장을 찾는 사람들과 함께 헌혈 캠페인을 실시해 희귀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노력하고 있다.

여울돌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공개 지원신청을 받아 한 해 2~3명을 선정해 치료비를 지원해준다. 비영리 단체이다보니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고 희귀난치병 환아들의 완치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 번 선정한 환아들의 마지막까지 함께한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끝까지 지원한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총 10명의 환아들을 선정해 후원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어서 10명의 후원 아동 중 3명의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하는 것을 지켜봐야했다. 박봉진 여울돌 회장은 “당시 9살이던 한 환우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중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 기억이 있다”며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희귀난치병 환자들을 돕는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환아들을 후원하는 일을 하면서 겪었던 가슴 아픈 기억을 들려주기도 했다.

박 회장은또 “희귀난치병 환아들이 완치가 힘들어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름의 꿈을 키워갈 때 보람을 느낀다”며 “일반인들이 희귀난치병 환자들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환자들을 이해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대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장원 기자 wonny921@@kunews.ac.kr[2005년 03월 07일]